검찰청이 폐지되면서 그 수사 기능을 이어받을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이 2026년 10월 2일 출범했습니다.
근거 법률은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중수청법’)입니다.
중수청법은 2026년 3월 24일 제정·공포되었고, 출범 직전인 9월 29일 수사 대상을 조정한 개정법이 공포되어 함께 시행되었습니다.
▶ [A&P 법률가이드] 검찰청 폐지 이후 달라진 형사절차와 보완수사 제도 알아보기 (클릭)
중수청은 행정안전부장관 소속 기관으로,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6개 지방청에 총 2,874명 규모로 구성되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중수청이 ‘7대 범죄’를 수사한다고 간략하게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 수사 대상은 단순히 ‘7개 분야’라는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법률과 조문 단위로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더욱이 2026년 9월 개정으로 성격이 전혀 다른 ‘7대 범죄’라는 표현이 하나 더 등장하였습니다.
본 글에서는 내 사건이 중수청 사건인지 경찰 사건인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사건이 기관 사이에서 이첩될 수 있는지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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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대 범죄'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됩니다
첫 번째는 중수청이 직접 수사하는 7대 중대범죄입니다.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내란·외환)·사이버범죄의 6개 분야에 법왜곡죄를 더한 것으로, 정부 발표에서도 이 일곱 가지를 ‘7대 범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둘째는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입니다.
성폭력,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스토킹, 아동학대, 장애인학대, 노인학대, 가정폭력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들 범죄는 경찰이 1차 수사를 담당합니다.
다만 공소청이 보완수사·재수사를 요구하거나 이송을 요구한 경우에는 중수청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가지 ‘7대 범죄’는 명칭만 같을 뿐, 적용되는 범죄의 범위와 수사 절차가 서로 다르므로 어느 의미에서 사용된 표현인지 먼저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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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수청이 직접 수사하는 범죄
중수청법 제2조 제1호는 ‘중대범죄’를 법률과 조문 단위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 부패범죄 |
형법상 뇌물죄와 직무유기 등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 일부가 들어갑니다. 공문서 위조·허위공문서 작성 등과 해당 범죄의 행사죄도 포함됩니다. 여기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알선수재·국고손실 가중처벌이 더해집니다.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부정수수(제45조), 변호사법상 청탁·알선 명목 금품수수(제111조), 국가정보원법 제21조·제22조의 범죄,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제14조 제1항)도 대상입니다. |
| ✔ 경제범죄 |
형법상 사기·공갈(제39장)과 횡령·배임(제40장),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범죄가 대상입니다. 공정거래법 벌칙 일부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관세 포탈·조세 포탈·허위 세금계산서 교부 등에 대한 가중처벌도 포함됩니다. 자본시장법,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법상 범죄인 보이스피싱, 전자금융거래법,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규정된 범죄 역시 포함됩니다. |
| ✔ 마약범죄 |
마약류관리법에 규정된 범죄 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마약사범 가중처벌이 대상입니다. 범죄단체 조직죄(형법 제114조)도 같은 목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
| ✔ 방위사업범죄 |
| 방위산업기술보호법과 군사기밀보호법에 규정된 범죄가 대상입니다. |
| ✔ 국가보호범죄 |
| 형법 각칙 제1장 내란의 죄와 제2장 외환의 죄가 대상입니다. |
| ✔ 사이버범죄 |
사이버범죄는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산업기술보호법상 산업기술 유출 범죄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 범죄는 그 자체로 중대범죄에 해당합니다. 반면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침해 범죄는 원전·댐·통신망과 같은 국가핵심기반을 공격한 경우에만 포함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해킹이나 계정 침해는 경찰 사건으로 남는 것이 원칙입니다. |
✔ 법왜곡죄 |
2026년 3월 신설된 형법 제123조의2의 죄입니다. 형사사건의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공소를 제기·유지하는 검사, 범죄수사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대상입니다. 이들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령을 왜곡해 적용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합니다. 이 밖에도 위 범죄들로 발생한 범죄수익의 은닉·수수에 해당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제4조의 범죄도 중대범죄에 포함됩니다. 반면 선거범죄와 국가보안법 위반은 이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선거범죄는 법안 논의 과정에서 대형참사와 함께 수사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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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범죄등'까지 넓어지는 범위
중수청법은 ‘중대범죄’에 몇 가지 범죄를 더하여 ‘중대범죄등’으로 정의하고, 이를 중수청의 수사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제2조 제2호, 제4조).
✔ 수사·사법기관 공무원의 범죄(가목)
공소청·경찰·공수처·법원 소속 공무원이 재직 중 저지른 범죄가 대상입니다. 퇴직한 사람도 포함됩니다.
✔ 공소청이 중수청으로 보낸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나목)
앞서 본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 가운데 다음 세 경로로 중수청에 온 사건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각급 공소청·지청의 장이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형사소송법 제197조의2 제8항)
검사가 중수청으로 이송을 요구해 이송된 사건(같은 법 제197조의3 제5항)
각급 공소청의 장이 중수청에 재수사를 요구한 사건(같은 법 제245조의8 제9항)
✔ 고발·수사의뢰 대상으로 정해진 범죄(다목)
개별 법률이 국가기관에 중수청 고발이나 수사의뢰를 하도록 정해 둔 범죄도 수사 대상입니다.
✔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라목)
위 범죄들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도 함께 수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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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사건과 중수청 사건은 어떻게 나뉘나
중수청이 출범했다고 해서 경찰이 위 범죄들을 전혀 수사할 수 없게 된 것은 아닙니다.
법은 두 기관의 관계를 통보와 이첩의 방식으로 조정하고 있습니다.
✔ 다른 수사기관의 통보 의무(제43조 제2항)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은 수사 중 다음 범죄를 인지하면 즉시 중수청장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대상은 중대범죄, 수사·사법기관 공무원의 범죄, 고발·수사의뢰 대상 범죄 가운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죄입니다.
시행령은 다음 사건을 통보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 이득액 5억 원 미만이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 사기·공갈·횡령·배임과 같은 재산범죄 - 공수처 소관 범죄 - 고소·고발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공소권 없음이 명백한 사건 |
법률상으로는 사기·횡령·배임이 금액과 관계없이 모두 중대범죄입니다.
다만 이득액 5억 원 미만 사건은 경찰이 수사하더라도 중수청에 자동으로 통보되지 않기 때문에, 이득액 5억 원은 통보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중수청의 이첩 요청(제43조 제3항)
경찰이 통보한 사건이나 중수청 수사와 겹치는 사건이 '중대범죄'에 해당하면, 중수청은 자신이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이첩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첩 요청을 받은 수사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합니다.
다만 이 요청권은 '중대범죄'에 한정되므로, 공무원 범죄나 고발·수사의뢰 범죄 같은 나머지 '중대범죄등'은 대해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사건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
또한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 중수청의 이첩(제43조 제4항)
반대로 중수청은 중대범죄나 수사·사법기관 공무원의 범죄에 대하여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넘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피의자·피해자, 사건의 내용과 규모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결국 같은 사기 사건이라도 피해 규모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경찰에서 중수청으로, 또는 중수청에서 다른 수사기관으로 사건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여러 혐의가 함께 문제되는 사건이라면 담당 기관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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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인·피해자라면 이렇게 대응하세요
✔ 고소장은 원칙적으로 경찰에 내되, 중수청 사건은 중수청에도 낼 수 있습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고소·고발은 사법경찰관에게 하는 것이 원칙이며, 공소청에는 더 이상 고소장을 제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중수청 수사 대상 범죄라면 중수청에 바로 접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피해액·이득액, 범행 수법, 관련자의 신분과 공무원 여부 등을 먼저 정리하면 어느 기관에 사건을 접수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라면 중수청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확인해야 합니다
성폭력, 아동학대, 스토킹, 가정폭력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는 경찰이 수사합니다.
그러나 송치 이후 보완이 필요하거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소청의 요구에 따라 중수청이 수사를 담당할 수 있습니다.
▶ [A&P 법률가이드] 불송치·불기소 이후 달라지는 대응 절차 (클릭)
경찰 수사에서 인권침해나 법령위반이 문제되어 사건이 이송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 수사 결과에 이견이 있다면 검사 면담 신청이나 의견서 제출 등을 통해 관련 사정을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수사가 부적정하다고 판단되면 수사심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중수청의 입건 전 조사나 수사가 적정성·적법성을 현저히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건관계인은 해당 중수청이나 지방수사청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44조 제1항).
사건관계인에는 고소인·고발인·피해자·피의자·피조사자·진정인·피진정인과 그 변호인·대리인이 모두 포함됩니다.
심의는 사회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가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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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의자 측에서 달라지는 점
중수청은 수사만 맡고, 기소 여부는 공소청 검사가 판단합니다.
검사가 직접 피의자를 신문하던 단계가 없어졌으므로, 중수청 조사에서 이루어진 진술과 제출된 자료가 이후 사건 처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내 사건의 담당 기관부터 확인하세요
출석요구를 받았다면 어느 기관이 어떤 죄명으로 조사를 요구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경찰에서 수사받던 사건이 중수청으로 이첩되거나 공소청의 요구로 중수청에 넘어가면 수사 주체와 조사 일정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혐의가 추가되는 흐름을 경계하세요
중수청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까지 수사할 수 있으므로, 처음 문제된 혐의 외에 다른 혐의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영장에 기재된 범위와 실제 압수된 자료가 일치하는지 함께 확인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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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하며
중수청 출범 이후 형사사건에서는 단순히 “경찰 사건인지, 중수청 사건인지”만 구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범죄 유형과 이득액·사건 규모, 관련자의 신분, 현재 수사기관, 사건의 이첩 여부와 수사 단계에 따라 이후 절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소인·피해자라면 어느 수사기관에 사건을 접수하고 이후 어떤 절차로 대응할 것인지, 피의자라면 어느 기관에서 어떤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지와 수사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지를 초기 단계에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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