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푼 꿈을 안고 분양받은 상가, 입주 날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는데 한복판에 거대한 기둥이 서 있다면 어떨까요?
분양 당시 홍보물이나 모형도에서는 보지 못했던 기둥을 마주하는 순간, 수분양자의 마음은 무너져 내립니다.
단순히 "공간이 조금 좁아졌네"라고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상가에서 기둥은 '영업의 생명'인 가시성과 공간 효율성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결함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천지방법원 판례(2022가합60416)는 이러한 '기둥 상가'의 손해를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 상가 기둥으로 인한 단체 소송 분양계약 취소·해제 및 손해배상금 승소 사례(클릭)
▶ 상가 기둥으로 인한 매매대금 전액 반환 승소 사례 (클릭)
▶ [국민일보] 상가 분양 기둥 고지 의무 위반... 수분양자 승소 기사 바로가기 (클릭)
1. 눈에 보이는 면적만이 전부가 아니다: 직접 침해와 간접 침해
보통 기둥이 있으면 기둥이 차지하는 바닥 면적만큼만 손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더 세밀합니다.
기둥 그 자체가 차지하는 '직접 침해면적'은 물론이고, 기둥이나 방화벽 때문에 생기는 사각지대, 즉 가구 배치가 불가능해지는 자투리 공간 등 '간접 침해면적'까지 모두 손해의 범위에 포함됩니다.
2. '가시성 방해' : 손님 눈에 띄지 않는 가게
상가 가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손님이 매장 내부를 얼마나 잘 볼 수 있느냐, 즉 '가시성'입니다.
기둥이 매장 전면을 가리고 있다면 잠재 고객의 시야를 방해해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줍니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기둥으로 인해 이용객의 시야가 가려지거나 실내 개방감이 저해되는 점을 '가시성 방해 침해율'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인테리어로 보완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 공간 활용 침해와 중복되지 않도록 5%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산정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3. 손해액 계산의 공식: [분양대금 × 종합 침해비율]
그렇다면 내 주머니로 돌아와야 할 구체적인 손해액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재판부는 감정인이 산정한 '종합적 기둥 침해비율'을 분양대금에 곱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손해액 = 분양대금 × (면적 침해비율 + 가시성 침해비율)] 여기에 기둥이 매장의 앞쪽에 있는지 뒤쪽에 있는지에 따른 가중치까지 세밀하게 따져 최종 가치 하락액을 도출해 냈습니다.
4. 결론
물론 모든 기둥 상가가 100% 승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고층 건물의 구조상 기둥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수분양자의 확인 의무도 일부 인정하며 시행사의 책임을 90%로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기둥으로 인한 피해를 제대로 보상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거나 "손해가 막심하다"는 감정적 호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기둥의 위치, 크기, 그리고 그것이 영업에 미치는 가시적·경제적 악영향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로 증명하는 것이 소송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상가 분양 계약 전, 도면에 숨겨진 작은 사각형(■)이 기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변호사와 함께 꼼꼼히 체크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미 기둥을 발견했다면, 그것이 내 상가의 가치를 얼마나 갉아먹고 있는지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 [법률 가이드]시정명령·벌금·과태료 시 상가 분양계약 해제 가능 여부 (클릭)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손해배상 가능 여부와 인정 범위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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