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점점 문화가 바뀌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까운 사이에서 돈을 빌려주며 차용증까지 작성하는 것은 어색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서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좋았던 감정이 끝나고 서로의 관계를 정리하게 될 때쯤, 혹은 이미 정리한 뒤에도 문제되는 것이 바로 차용증 없이 빌려준, 혹은 빌린 돈의 문제입니다.
대화로 해결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헤어진 뒤 금전 문제를 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더 큰 불화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차용증이 없더라도 빌려준 돈의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단순히 돈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돈이 그냥 준 돈이 아니라, 나중에 돌려받기로 하고 빌려준 돈이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법적으로는 이런 소송을 대여금 소송,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금전소비대차에 기한 반환청구라고 합니다.
민법 제598조는 소비대차를 당사자 일방이 금전 기타 대체물의 소유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그와 같은 종류·품질 및 수량으로 반환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 민법 제603조는 반환시기에 관하여 약정한 때에는 그 시기에 반환하여야 하고, 반환시기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반환을 최고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돈을 돌려받지 못한 사람이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점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갚기로 하였다는 점, 실제로 그 돈이 교부되었다는 점, 갚기로 한 날이 지났다는 점 또는 반환시기의 약정이 없었다면 반환을 요구한 뒤 상당한 기간이 지났다는 점, 그리고 아직도 갚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결국 핵심은 “돈이 오갔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돈의 성격이 무엇이었는지를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이제, 이 각 요소들을 중심으로 많은 분들이 실제로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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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전소비대차계약의 성립에 관해
Q. 차용증은 작성하지 않았고, 구두계약 즉 말로만 얘기하고 갚기로 하고 빌려줬습니다. 구두계약도 계약 아닌가요?
A. 구두계약도 물론 계약입니다. 다만 문제는 언제나 입증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돈이 증여가 아니라 대여금이었다는 점은 돈을 돌려받고자 하는 쪽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빌려준 것이 아니라 그냥 준 것이었다고 하거나, 빌려준 것이 아니라 투자한 것이었다고 주장할 경우, 원고가 대여였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소송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차용증을 쓰지 않았다고 하여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문자, 카카오톡, 통화 녹취, 혹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객관적인 제3자의 진술 등을 통해 대여계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돈을 빌려줄 당시가 아니라 그 이후라도 상대방이 그 돈에 관하여 “갚겠다”라고 말한 자료가 있다면 그것도 충분히 중요합니다.
다만 연인 간 금전거래의 경우에는 법원이 ‘증여’로 볼 여지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정황상 그럴 것 같다는 정도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Q. 과거 연인과의 금전거래가 여러 차례 있었고, 이 중 서로 데이트 비용으로 사용한 것도 있고 상대방이 실제 갚은 것도 있고 복잡하게 섞여 있습니다. 이래도 청구 가능할까요?
A. 가능합니다. 다만 각 거래 중에서 대여임을 입증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아직 미변제된 금액에 한해서만 가능합니다.
대부분 연인 사이에서는 어떤 돈은 용돈처럼 주고받기도 하고, 어떤 돈은 공동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 중간에 일부를 갚은 경우도 있고, 오히려 내가 받은 돈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사건은 송금내역 몇 개만 보고 바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전체 거래내역을 다시 정리하면서 각 돈의 성격이 증여인지, 공동생활비인지, 실제 대여금인지 하나씩 가려내야 하고, 최종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를 다시 계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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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여금의 실제 교부에 관해
Q. 현금으로 돈을 빌려주었는데, 이 부분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A. 가능합니다. 다만 역시 중요한 것은 입증입니다. 현금으로 빌려주었다고 하더라도 문자, 카카오톡, 녹취 등을 통해 돈의 액수와 돈을 빌려준 사실이 드러난다면 청구는 가능합니다.
다만 계좌이체와 달리 현금은 객관적인 흔적이 약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입증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반대로 계좌이체나 카카오페이 송금처럼 기록이 남는 경우에는 적어도 실제 돈이 이동했다는 사실 자체는 비교적 쉽게 입증할 수 있습니다.
Q. 연인의 빚을 먼저 대신 갚아주고 나중에 연인이 갚기로 해서 다른 사람 계좌로 이체된 경우도 청구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다만 단순히 제3자에게 돈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 그 돈이 그 사람에게 갔는지, 그 채무가 누구의 것이었는지, 그리고 왜 나중에 상대방이 그 돈을 다시 갚기로 한 것인지가 자료를 통해 설명되어야 합니다.
결국 직접 상대방 계좌로 돈을 보낸 경우보다 한 단계 더 입증이 필요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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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제기 도래에 관해
Q. 언제까지 갚기로 따로 정하지는 않았는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A. 이 경우는 법적으로 반환시기의 정함이 없는 소비대차에 해당합니다. 민법 제603조 제2항에 따르면, 반환시기의 약정이 없으면 돈을 빌려준 사람은 먼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반환을 최고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비로소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법에는 이 상당한 기간이 며칠인지, 몇 주인지 숫자로 딱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실무상으로는 보통 한 달 정도의 기간을 두고 내용증명을 보내는 경우가 많고, 판례도 반환시기의 약정이 없는 소비대차에서는 반환의 최고를 소장 송달로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먼저 내용증명 등으로 반환을 요구하고, 그 기간이 지나도 갚지 않으면 소송으로 넘어가는 구조를 생각하게 됩니다.
Q. 내용증명은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까요?
A. 내용증명은 단순히 겁을 주기 위한 문서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쓰는 문서입니다.
나중에 법원에 제출하더라도 바로 맥락이 보이도록, 어떤 돈을 언제 어떤 경위로 빌려주었는지, 왜 그 돈이 증여나 생활비가 아니라 대여금인지, 언제까지 변제하라고 요구하는지, 그 기한이 지나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점이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특히 반환시기를 따로 정하지 않았던 경우에는 이 내용증명이 나중에 소송에서 언제 반환을 요구했는지, 상당한 기간을 얼마나 두었는지, 언제부터 지체책임을 묻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소송을 염두에 두고 유리하게 설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내용증명을 감정적으로 쓰면 안 됩니다.
처음부터 소송까지 갈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쓰되, 그렇다고 상대방의 감정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방식으로 써서도 안 됩니다.
사실관계와 반환 요구의 내용은 분명히 적어 두어야 하지만, 표현 자체는 최대한 절제하고 완곡하게 가져가서, 상대방이 괜히 방어적으로 나오지 않도록 하고, 가능하다면 원만한 협의의 가능성도 함께 열어 두는 방향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언제나 소송은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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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자 얘기는 따로 하지 않았는데, 지연손해금은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반환시기를 정하지 않았던 경우에는 바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반환을 요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부터 지체책임을 묻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 소장에서는 사건의 구조에 따라 원금과 함께 일정 시점부터는 연 5%,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정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2025년에 돈을 빌려주었고, 2026년 2월 초 내용증명을 보내 상당한 기간을 넘긴 2026년 3월 15일까지 반환할 것을 요구하였다면, 그 빌려준 돈에 대하여 2026년 3월 16일부터는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게 됩니다.
결국 반환시기를 따로 정하지 않았던 사건에서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반환을 요구했는지가 나중에 지연손해금의 기산점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처음 단계부터 이 부분을 분명히 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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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변제 사실에 관해
Q. 상대방이 자신은 현금으로 갚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되나요?
A. 이런 경우에는 변제했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입증해야 합니다. 즉, 빌려준 사실이 어느 정도 인정된 다음에는, 그 돈을 이미 갚았다는 쪽에서 그에 관한 자료를 내야 합니다.
그래서 실제 재판에서는 한쪽은 대여 사실과 미회수 사실을 정리하고, 다른 한쪽은 이미 변제했다거나 상계가 되었다거나 증여였다는 식으로 항변하는 구조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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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법률사무소 A&P(에이앤피)는 의뢰인분들께 과거 연인 사이의 금전 문제라고 해서 처음부터 무조건 소송부터 권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관계가 끝난 뒤라 감정이 많이 상해 있는 경우가 많고, 자칫 대응 방식에 따라서는 돈 문제보다 더 큰 분쟁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명확히 거부하고 있는데도 계속 전화하거나, 반복적으로 문자와 카카오톡을 보내고, 직접 찾아가 압박하는 방식은 상황을 오히려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지금 있는 자료로 바로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 맞는지, 먼저 거래내역부터 다시 정리해야 하는지, 아예 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증거를 모아야 하는지를 처음부터 차분히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실제로는 사건마다 방향이 다릅니다. 내용증명을 보낸 뒤 원만하게 분할변제로 합의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상대방이 끝까지 대여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투자금이었다”고 주장하거나, 받은 액수를 다투거나, 심지어 불법원인급여를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계좌 내역 전체를 다시 정리하고, 장기간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모두 검토하며, 오간 금전의 성격을 하나하나 특정해야 합니다.
실제 수행 사례 중에는 수천 장에 달하는 대화 기록과 수십 건의 이체 내역을 면밀히 분석하여, 1심과 항소심을 거친 끝에 약 1억 원 상당의 금액을 대여금으로 인정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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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사건은 대여금 청구 자체만 놓고 보면 충분히 가능해 보이지만, 전체 사정을 함께 보면 오히려 법적 대응 전체가 의뢰인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진행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과거 연인 사이의 금전 문제는 단순히 돈을 보냈다, 안 갚는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돈의 성격이 무엇인지, 지금 가진 자료로 어디까지 입증할 수 있는지, 반환시기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최고를 해야 하는지, 내용증명을 어떤 방향으로 써야 나중에 소송에서도 유리한지, 상대방이 실제로 변제할 자력이 있는지까지 함께 보아야 합니다. 특히 가까운 관계였던 만큼 감정적 요소와 사생활, 추가적인 법적 쟁점이 함께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과거 연인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해 고민하고 계시다면, 섣불리 감정적으로 대응하시기보다는 먼저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상대방과 분쟁이 발생했거나, 내용증명·소송 등을 고려하고 계신 경우라면 현재 단계에 맞는 대응 전략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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